CXMT는 중국 허페이에서 열린 2026 세계제조업대회에서 5세대 DRAM 기술 플랫폼 G5가 양산 단계에 들어갔다고 발표했습니다.
회사는 SAQP 방식의 사중 패터닝 기술을 활용해 메모리 배열의 액티브 영역 하프피치를 11.95nm까지 줄였다고 밝혔습니다. 함께 공개한 신제품은 24Gb LPDDR5X 2종으로, 스마트폰과 휴대용 전자기기에 사용되는 저전력 모바일 메모리입니다.
Reuters는 이번 발표를 중국이 삼성전자·SK하이닉스·Micron이 주도하는 글로벌 DRAM 시장에서 기술 격차를 좁히려는 중요한 진전으로 평가했습니다.
DRAM 경쟁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더 빠른 메모리를 만드는 것만이 아닙니다. 같은 크기의 웨이퍼에서 얼마나 많은 메모리를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느냐가 제조원가와 수익성을 좌우합니다.
CXMT는 G5 플랫폼이 이전 G4 플랫폼과 비교해 웨이퍼당 총 다이 수를 최소 50% 늘릴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수치가 실제 양산수율과 함께 유지된다면 같은 생산설비에서 더 많은 메모리 용량을 생산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번 발표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숫자는 11.95nm보다 ‘웨이퍼당 총 다이 수 50% 이상 증가’입니다.
메모리 산업에서는 미세공정 자체보다 그 기술이 실제 원가 경쟁력과 생산량으로 이어지는지가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단순하게 이해하면 안 됩니다. CXMT가 발표한 11.95nm는 메모리 배열의 액티브 영역 하프피치(Half AA Pitch)를 의미합니다.
CPU나 GPU에서 사용하는 ‘3나노 공정’, ‘2나노 공정’ 같은 로직 반도체의 노드 명칭과 직접 비교할 수 있는 숫자가 아닙니다.
다만 DRAM에서는 메모리 셀을 얼마나 촘촘하게 배치할 수 있는지가 저장밀도와 생산원가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중요한 기술 지표입니다.
CXMT는 G5에서 SAQP(Self-Aligned Quadruple Patterning) 기술을 사용했다고 밝혔습니다.
쉽게 말하면 한 번의 노광으로 원하는 만큼 미세한 회로를 만들기 어려울 때 여러 단계의 패터닝을 반복해 더 촘촘한 구조를 구현하는 방식입니다.
중국 업체들은 미국의 수출규제로 최첨단 EUV 노광장비를 자유롭게 확보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기존 장비와 복잡한 다중 패터닝 공정을 활용해 미세화를 진행하는 기술이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다만 패터닝 횟수가 늘어날수록 공정 단계와 비용, 결함 관리가 복잡해질 수 있기 때문에 실제 경쟁력은 최종 수율과 원가에서 확인해야 합니다.
CXMT는 G5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24기가비트 LPDDR5X 제품 두 종류도 공개했습니다.
24Gb는 하나의 DRAM 다이에 약 3GB의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기존 16Gb 제품과 비교하면 다이 하나의 저장용량이 50% 증가합니다.
고용량 다이를 사용하면 스마트폰 제조사는 같은 메모리 용량을 더 적은 수의 다이로 구성하거나 제한된 공간에서 더 많은 메모리를 탑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실제 스마트폰의 성능과 배터리 사용시간은 메모리 용량뿐 아니라 속도, 전력소모, 패키징, 모바일 프로세서와의 최적화에 따라 달라집니다.
이번 발표는 중국의 반도체 자립 정책과 직접 연결됩니다. 미국은 2022년 이후 중국이 첨단 반도체와 제조장비를 확보하는 것을 제한하는 수출규제를 강화해 왔습니다.
CXMT는 G5 개발 과정에서 중국 반도체 장비업체와 핵심 공정에 대한 공동 연구개발을 진행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중국의 전략이 단순히 자국 메모리 업체를 키우는 데서 그치지 않고 장비·공정·소재까지 공급망 전체를 국산화하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CXMT는 더 이상 작은 후발업체로만 보기 어렵습니다.
TrendForce 자료에 따르면 CXMT의 글로벌 DRAM 매출 점유율은 2026년 2분기 9.5%로 올라 세계 4위를 기록했습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는 39.4%, SK하이닉스는 24.9%, Micron은 23.3%였습니다.
아직 상위 3사와의 격차가 크지만 중국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빠르게 생산능력과 연구개발 인력을 늘리고 있습니다.
CXMT의 기술 발전이 당장 스마트폰 가격을 낮추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글로벌 DRAM 공급업체가 늘어나면 장기적으로 메모리 가격과 공급 안정성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특히 스마트폰·노트북 제조사 입장에서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Micron 이외의 공급처를 확보할 수 있어 구매 협상력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중국 업체가 가격을 공격적으로 낮추면 기존 메모리 업체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메모리 업황의 변동성이 더 커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한국에는 매우 직접적인 뉴스입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세계 DRAM 시장의 1·2위권 업체이며 메모리는 한국 반도체 수출의 핵심입니다.
CXMT가 저가 제품에 머물지 않고 LPDDR5X·LPDDR6 같은 모바일 고성능 메모리와 첨단 공정으로 이동하면 한국 업체와의 경쟁영역도 넓어집니다.
다만 한국 업체들은 HBM, 서버용 고성능 DRAM, 첨단 패키징 등 고부가가치 분야에서 강점을 갖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범용 DRAM 가격 경쟁과 함께 HBM·고성능 모바일·서버 메모리에서 기술 격차를 얼마나 유지하느냐가 더욱 중요해질 수 있습니다.
중요한 구분: CXMT가 발표한 11.95nm는 로직 반도체에서 말하는 ‘11.95나노 공정 노드’가 아닙니다. 메모리 배열의 액티브 영역 하프피치 수치입니다. 또한 웨이퍼당 다이 수 50% 증가는 CXMT가 발표한 총 다이(gross die) 기준으로, 실제 판매 가능한 칩의 최종 수율이 50% 향상됐다는 뜻은 아닙니다.
첫째, 실제 양산수율입니다. 웨이퍼에서 많은 다이를 만들 수 있어도 불량률이 높다면 원가경쟁력은 제한됩니다.
둘째,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의 채택 여부입니다. 중국 업체뿐 아니라 글로벌 제조사까지 고객으로 확보하는지가 중요합니다.
셋째, CXMT의 LPDDR6와 HBM 진전입니다. 범용 DRAM을 넘어 고성능 메모리까지 경쟁영역을 넓힐 수 있는지가 핵심입니다.
넷째, 중국산 반도체 장비의 역할입니다. 미국의 수출규제 속에서도 중국 장비업체와 함께 공정 미세화를 지속할 수 있는지 지켜봐야 합니다.
다섯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원가·기술 대응입니다. 중국의 추격이 빨라질수록 고부가가치 제품과 차세대 공정 전환 속도가 중요해집니다.
DRAM: 스마트폰·PC·서버에서 작업 중인 데이터를 빠르게 읽고 쓰는 휘발성 메모리.
LPDDR5X: 스마트폰과 휴대용 기기에 사용되는 고속·저전력 DRAM 규격.
Half Pitch: 반복되는 미세 구조 사이 간격의 절반을 나타내는 반도체 집적도 관련 지표.
SAQP: 하나의 패턴을 여러 단계로 분할해 더 미세한 회로를 만드는 사중 패터닝 기술.
Gross Dies per Wafer: 웨이퍼 한 장에서 이론적으로 만들어지는 전체 칩 수. 실제 양품 수율과는 구분해야 합니다.
CXMT의 G5 양산은 중국 DRAM 산업이 단순한 생산량 확대를 넘어 미세공정과 원가 경쟁력을 동시에 높이려 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11.95nm 하프피치와 24Gb LPDDR5X, 웨이퍼당 총 다이 수 50% 이상 증가라는 수치는 기술 격차가 줄어들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지만, 실제 경쟁력은 앞으로 공개될 수율과 고객 채택, 원가에서 판단해야 합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입장에서는 중국 업체의 추격이 범용 DRAM에서 모바일 고성능 메모리까지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중국 메모리의 위협은 ‘싸게 많이 만드는 것’에서 ‘더 미세하게, 더 고용량으로 만드는 것’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Reuters, “China's CXMT says new memory-chip platform enters mass production”, 2026년 9월 20일.
CXMT 공식 Newsroom, “CXMT Announces Mass Production of 5th-Generation DRAM Technology Platform”, 2026년 9월 20일.
TrendForce, CXMT DRAM 시장점유율 및 차세대 모바일 메모리 관련 자료, 2026년 9월.